[HR]병원 조직구조 설계

세마컨설팅

HR에서 병원컨설팅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병원에 확인하는 것이 바로 ‘조직도’입니다. 조직도를 보면 병원 조직의 구성과 역할을 직관적으로 가장 빠르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병원이 어떠한 구조로 운영되고 있으며, 어떠한 연결고리로 관리되고 의사소통하는지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병원의 조직도가 병원의 현재 상황을 그대로 나타내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실제적인 조직 구조와 상관없이 홈페이지 게시용으로 그저 ‘있어 보이게 그려놓은 그림’에 지나지 않는 경우도 있고, 현재의 상태를 반영하지 못한 과거의 조직도를 그대로 두고 있는 병원도 많습니다. 의원급에서는 조직도 자체가 없는 병원들도 쉽게 만나게 됩니다.




조직도가 꼭 있어야 할까요?

조직도는 병원 내 운영활동을 함축적으로 도식화한 것으로 최고경영자부터 일선 실무자까지의 연결 관계를 보여줍니다. 즉, 병원 내 어떤 사람과 상호작용하고 어떤 사람의 지시를 받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직원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조직도의 역할은 더 중요해지고, 직원 수가 4~5명인 의원급 병원이라도 직원 각자의 책임과 역할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 ‘조직도’는 있는 것이 좋습니다.




조직도는 어떤 형태로 만들어야 할까요?

일반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조직도의 모습은 수직적으로 상하관계를 표현한 것입니다만, 부서의 역할에 따라서 좌우로 배치가 된 조직도가 있는가하면, 부서 간 협력과 유연성이 강조되면서 표형태나 원형 또는 육각형 등으로 표현이 되기도 합니다.

병원은 지배체계가 매우 엄격하며, 전문성이 높은 조직입니다. 수평적 조직문화가 보편화된다고 하더라도 병원은 ‘생명’과 직결되는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이기에 인간관계에서는 수평적이되 업무의 책임과 역할에 있어서는 엄격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의 조직구조를 디자인할 때에는 직원들의 전문성과 주요 업무에 따른 기능조직(Functional Structure)으로 설계합니다.

아래 <그림1>은 직원 수 200명 이상이 되는 M재활전문병원의 조직도입니다. 전형적인 기능조직의 조직도이며, 수직적인 상하관계의 대표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병원들이 이와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지요.


<그림1> M재활전문병원 조직도


M재활전문병원의 HR컨설팅을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한 것이 조직도의 리디자인입니다. <그림1>의 조직도와 실제 운영되고 있는 병원 내부의 모습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선 조직도를 현 상황에 맞춰 단순화하면서 4개 실, 1개 센터, 6개 부, 3개 과, 18개 팀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상하관계를 재정비하고 관리와 책임의 범위를 조정하여 최종 <그림2>와 같이 재설계 하였습니다. 전문 분야를 중심으로 배치 및 구성함으로써 부 또는 팀 단위로 의사소통과 협력이 가능하도록 하였으며, 교육과 평가관리까지 고려하여 그룹을 분류하였습니다. 


<그림2> M재활전문병원 조직도 재설계 


오럴로버츠대학교의 경영학 교수인 데이비드 버커스(David Burkus)는 본인의 저서인 ‘경영의 이동’을 통해 ‘조직도는 연필로 그려라’고 했습니다. 지우개로 지우고 다시 그리기 쉽도록 말입니다. 한 번 만들어진 조직도가 마치 ‘화석’인냥 변화하지 않고 기존의 조직도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라, 병원 내 제한적인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다양한 직무역량을 보유한 직원들을 상황에 따라 최적의 위치에 배치 및 구성할 수 있도록 유연함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조직도가 홈페이지 병원 소개 페이지에 ‘있어 보이는 그림’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신입직원이 입사를 했을 때 조직도를 통해 우리 병원의 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병원 내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인사관리를 위해서 다시 한 번 우리 병원의 조직도를 꺼내어 볼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최초의 조직도는 언제 만들어 졌을까요?

18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철도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던 ‘뉴욕앤이어리 철도회사(New York and Erie Railroad)’가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방식의 조직도를 가장 먼저 만든 곳이라 알려져 있습니다. 철도 엔지니어 출신으로 총감독을 맡은 대니얼 맥칼럼(Daniel McCallum)은 500마일에 달하는 철도와 수많은 열차를 관리하기에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고, 나무(Tree) 형태의 조직도를 만들어 정보의 흐름을 명확하게 정리하였습니다. 철도의 사고나 연착 등의 정보는 전보를 통해 주고 받으면서, 조직도 내 관리자가 철로와 기차역이 위치한 물리적인 장소는 물론 철로에 따라 이동하는 직원들을 관리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일선 관리자들에게 의사결정의 권한을 주었고, 장기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몇 가지 지표들은 맥칼럼과 이사회에 보고하도록 시스템을 고안했습니다. 그것은 경영 혁신이었습니다. 이러한 관리체계와 보고체계를 통해 효과적인 정보 전달이 이루어졌고, 결국 뉴욕앤이어리 철도회사가 여러 노선의 수익성과 효율성을 비교하고 개선하는데 기초가 되었습니다.


1855년, 뉴욕앤이어리 철도회사의 조직도 (출처 : Mckinsey & Company) 


컨설팅을 시작할 때 자주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일하면서 뭐가 가장 힘드나요?” 그 대답은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병원 내 의사소통이 잘 안된다.’는 애로사항을 자주 듣게 됩니다. 원장님이 지시를 해도 직원들은 몰랐다 하거나, 환자 클레임이 있었다는데 원장님은 뒤늦게 알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직원들의 근무표는 의료진의 휴진과 상관없이 들쑥날쑥해서 의료진이 많은 날에는 출근한 직원의 수가 적고, 오히려 의료진이 적은 날에는 근무하는 직원들이 많아서 한쪽에는 근무시간에 한가하게 잡담을 나누고 있기도 합니다. 환자가 원장님께 ‘지난 번 드린 과일은 맛있게 잘 드셨는지’ 물어보지만, 원장님은 정작 과일을 주고 가셨는지도 몰랐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생기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은 관리체계와 보고체계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이런 문제들이 있는 경우 ‘조직도’를 살펴보면 그것이 시스템의 문제인지, 사람의 문제인지를 구분할 수 있고, 시스템이 문제일 경우에는 병원 특성에 따라 조직을 재설계합니다. 만약, 사람의 문제라면 특정 직원으로 인해 조직구조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교육훈련과 재배치’를 고려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재배치’를 통해 새로운 팀이나 직무가 생겨나기도 하고, 그에 따라 조직구조가 변경될 수도 있기에 유기적인 관계에서 생각해야 하는 것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지방에 직원 30여명 정도 되는 치과 병원컨설팅하면서 가장 먼저 한 것이 조직재설계였습니다. 처음 조직도를 받아보고 이것이 우리 치과의 조직도가 맞는지 되물어 확인해 볼 정도였으며, 직원들 중에 어느 누구도 이 조직도가 우리 병원이라고 말할 수 있는 직원은 없었습니다. 우리 병원 현실과 동떨어진 ‘그림’에 지나지 않을 뿐 아니라, 실제로 책임과 권한이 불분명했고, 모호한 조직구조로 인해 병원 내부 직원 간 혼선과 갈등이 많은 상태였습니다.


C치과 기존 조직도 


우선의 장기적인 운영과 발전을 위해 조직을 재정비하고, 조직구조를 설계했습니다. 병원 직원들이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실제적인 관리와 보고, 의사소통에 유리할 수 있도록 조정하였습니다. 


C치과 재설계된 조직도 


최종 조직도가 결정되고 전직원 월례회의를 통해 조직도의 의미와 각각의 역할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하였습니다. 병원 경영을 하는데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부분인 조직도가 명확해지니 원장님께서 “이제야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다.”고 말씀하실 정도로 혼란과 갈등의 요소들이 많은 부분 해소되었습니다. 직원들도 새로운 조직도를 통해 병원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여 조직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특히 신입직원들은 여러 명의 중간관리자들 중에 직급상 누가 위이고, 아래인지조차 몰랐고 자신의 직무관리자가 누구인지조차 헷갈렸던 것이 이제는 분명해졌습니다.

조직도. 그냥 보기에는 한 장의 표나 그림일 뿐이지만, 분명 병원의 효율적인 경영과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보이는 것 이상의 '많은 내용’이 담겨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2019. 9. 6. 14:20
기사작성 :  
피영실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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